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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에세이] 내 맘대로 빛깔놀이 :: 2009/03/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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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편도 아니면서, 가끔 주변 풍경이든 사람이든 내 맘대로 빛깔 이미지로 맘에 담는 버릇이 있다. 순전히 제멋대로 기준인데, 곧잘 이런 식이다. 러브홀릭의 〈Rainy Day〉는 무조건 Fuchsia! 지루하고 밋밋한 핑크도, 패리스 힐튼의 핫핑크도 절대 안 돼. 브라운아이즈의 노래는 브라운, 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건너뛰고 당당히 선명한 초록빛. 햇빛에 반짝이면서, 살랑살랑 장난 거는 바람에 다정하게 인사 건네는, 싱그럽고 생기발랄한 초록. Dido도 비슷한 계열. 그렇지만 톤은 달라.

실토하자면, 내게, 사과색은, 오작동 이미지 각인 시스템 탓에, 붉은색 대신 먹음직스런 연둣빛이다. 나는 아오리 사과를 제일 좋아하니까. 아,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무조건 스카이블루. 아이팟을 들으며 흥얼거리는데, 불현듯 스물두어 살 그 무렵이 떠올랐더랬다. 마음이 많이 헛헛하던 그때, 학교 산길을 내려오면서 무심코 올려다보았던 하늘빛. 무심히, 그러나 차갑지 않게 맑았다. 그래서 다독여주는 느낌. 내겐 하루키도 그런 느낌이다.

당분간 접근 금지 ‘Blue Monday’(내 곁에 얼씬하지 말기를!). 이따금 대화명을 ‘Pink Monday’로 바꾸기도 했다. 곁에 머물러 주는 친구들이 가볍게 이기죽거린다. 누구 맘대로 핑크가 블루의 반대색이래. 나도 몰라. 그냥 내 맘이야. 서슴없이 핑크가 떠올랐으니까.

모던 그레이 색도 좋아한다. 모던이잖아. 타로 카드 점집에서 본 잿빛 고양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그 빛깔이 참 고왔다. 하지만, 가끔 무채색은 무섭다. 아끼던 사람, 익숙한 것과의 결별 따위는 주변 색들을 몽땅 걷어가곤 했으니까. 둔탁한 툭, 소리. 그리고 암전. 빛깔을 잃어버린 느낌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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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토마토색! 《달과 6펜스》를 만들 때 줄곧 내 곁을 맴돌았던 그 빛깔. 푸른숲에서의 빨강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 악센트람!

음, 불리한 고백 하나 더. 편파적인 내 기준은 같은 색도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인다. 엉성한 리트머스 시험지랄까. 내 사람이 입으면 세련된 카키색, 아무나가 입으면 국방색. (쏘리.)

그래서, 도대체 네가 좋아하는 색이 뭐라는 거니, 누군가 따져 묻는다면, 나는 쭈뼛쭈뼛 그러나 오래 망설이지는 않고 대답하겠다. 노란색. 티티파스 48색 중에서 낯선 이름만큼 신비로웠던 에메랄드 녹색을 제쳐 두고,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닳았던 그 빛깔. 레몬색, 개나리색, 상아색, 살구색 따위 노란색 그 언저리들. 나는 이 빛깔들이 참 예쁘다. 노랑은 질투의 표현이라고도, 유아기적 사고를 의미한다고도 한다는데, 아무렴 어때! 춘삼월에 어떻게 이 환한 빛깔을 거부할 수 있담! (분열증이라 콕 지적하신다면, 이 글 때문이라도 -_-;;;)


병아리떼 쫑,쫑,쫑.
이렇게 봄,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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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푸른숲 청소년팀 정혜원


2009/03/06 16:46 2009/03/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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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인형 | 2009/05/04 12: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달과 6펜스는 제가 붓을 들고 색칠하며 그림그리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어요.
    붉은 머리에 수염을 가진 주인공이 그림을 그리는 것과 잘 매치가 안되었지만
    그림만을 위해 떠난 ..어쩌면 방황의 길일 수도 있는 생활을 보면서 후에 죽음은 안타까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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