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에 해당되는 글 23건

[인터뷰] 푸른숲 북디자이너 김명선 인터뷰 :: 2010/03/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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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늘도 운전석에 앉은 채 한숨을 쉽니다. 이미 여러 번 되풀이 해 익숙해진 일이지만 이 때가 되면 긴장이 되는 건 여전합니다. 그녀는 시동이 걸린 자동차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기어를 당기고, 천천히 페달을 밟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듬직하게 그녀를 보듬은 그녀의 자동차가 순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글. 홍보팀 김현철

운전석 시트는 이미 따끈하게 데워진지 오래라 이젠 뜨거울 지경입니다. 이마에서 한 줄기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핸들에서 느껴지는 묵직하고 단단한 힘이 핸들을 꺾는 손을 가로 막습니다. 자신이 핸들을 쥐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핸들이 자신의 몸을 잡아 비트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푸른숲 빌딩 옥상에서 몽돌이가 힘내라는 듯 코를 난간 밖으로 내민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밟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페달 위에 어설피 놓여 힘이 꽉 들어간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녀는 탄식을 내뱉습니다. 아아, 베스트 드라이버의 길이 이렇게 험난한 것이었던가요. 왜 일자 주차는 이토록 어려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우리 조상님들은 허공에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그리는 것 하나만으로 날아가는 새를 불러들일 수 있었다 합니다. 몸에 밴 살기를 없애고 자연과 일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갔기 때문이라는데요. 서울시의 더러운 공기에 찌들고, 그보다 더 지저분한 닭둘기를 쫓느라 살기등등해진 마음을 가지게 된 오늘날의 우리. 그러나 디자인팀 김명선 대리님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푸른숲 마스코트 몽돌이를 춤추게(?) 하는 사람입니다. 평소 몽돌이를 너무 아끼고 사랑해주는, 따뜻한 미소를 가진 그녀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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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일자 주차는 어렵답니다 - 몽돌이 생각>


평소 푸른숲의 마스코트, 몽돌이를 많이 아끼시는데요, 강아지 말고도 좋아하는 동물이 있으신가요?
  원래 개를 좋아한 건 아니었어요. 집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 제가 변하기 시작했지요. 집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큰 웃음을 주는 강아지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걸 알게 될 때쯤, 푸른숲에 몽돌이와 몽자가 왔어요. 너무 귀여워서 반해버렸어죠. (웃음) 그리고 걔네들이 점차 커가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큰 강아지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웃음)

  업무 외 시간엔 보통 무슨 일을 하시며 지내시나요?
  수영을 다시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 시작했던 운동인데, 몸치인 제가 제대로 하는 유일한 운동이에요. 오랜만에 시작한 건데 한창 재미를 붙였어요. 수영 말고는... 운전 연습! 베스트 드라이버가 목표에요. 그래봐야 2종 오토 면허지만. (웃음) 집에 있는 차 가지고 가끔 출근도 해요. 요새 날씨가 춥잖아요? 운전석이 따끈해지는 게 좋아요. (웃음) 그리고 운전을 하면서 느껴지는 그 긴장감도 좋고. 집에 오면 운동한 것처럼 몸이 풀리면서 노곤해져요. (웃음) 요즘은 일자주차랑 씨름중이에요. 이게 참 어렵더라고요.

  4년 된 남자친구가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햇수로는 4년인데, 정확히 따지면 3년 조금 넘었지요. 동갑이라 그런지 싸움을 많이 해요. 나이 차이가 있으면 한 쪽이 져 주거나 나이로 누르거나 해서 괜찮을 텐데, 동갑끼리는 그런 게 없거든요. 그냥 이겨야지. (웃음)
  처음엔 친구의 친구로 만났어요. 그래서인지 소개팅이나 그런 거랑은 다르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연락하고, 자연스럽게 몇 번 만나니까, 자연스럽게 대쉬가 들어오더라고. (웃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어요.

  그럼 결혼은 언제쯤?
  글쎄요?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웃음) 나는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다툴 때에는 참 속상해요. 이런데 결혼을 해도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에 좀 망설여지고 고민도 하긴 하지만, 사랑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잖아요. (웃음) 한결같이 저에게 베풀어주고 챙겨주는 남친이 듬직하고 그래요.

  자신만의 가족관이 있으시다면?
  음... 가족관? ‘간지 나는 가족?’ (웃음) 농담이고요. 서로 존중해줄 수 있는 가족이 됐으면 해요. 어렸을 적 희망사항이 존경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동갑이라고 해서 친구 대하듯 하는 건 조금 아니다 싶어서, 조심하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래서 결혼하면 서로 존경심을 가지고 대하는 가족이 되었으면 해요.

  입사하고 가장 보람찼던 경험은?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 작은 출판사였어요. 그 다음에 들어간 회사는 첫 번째 회사보다는 조금 큰 회사였고. 푸른숲은 세 번째로 일하고 있는 회사예요. 처음 회사에 들어오고 얼마 안 지나 한비야 선생님의 책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때 광고와 홍보물 작업이 마구 마구 밀려드는 걸 보고 참 신기했어요. 베스트셀러가 나오는 회사는 처음이었거든요. 당연히 베스트셀러를 판다는 거대한 일을 맡게 된 것도 처음이었고요. 그 ‘거대한 일’에 일조한다는 게 참 뿌듯했어요. 일하면서도 참 보람찼지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웃음)

  앞으로 좀 더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음, 제가 이제 30살이에요. 서른이 된다는 거, 이거 연초에는 몰랐는데, 이제 3월이 되고 나니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른 게 아니라 ‘어려 보여요’라는 말에 마냥 좋아할 수 없게 되었죠. 예전엔 마냥 좋았는데 이젠 ‘철이 없어 보이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니까요. 나이 값이라는 게 이런 건가 봐요.
  그래서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요. 어릴 때 세상을 좁게 보고 더 넓게 보지 못한 게 후회가 되거든요. 일에서도 그래요. 디자이너라고는 하지만 스스로 정식 디자이너라고 하긴 부끄러우니까. 좀 더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싶어요. 그러니까 좀 더 열심히 배워야지요. 아직도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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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천지가 된 푸른숲 사옥 앞에서 한 컷!>

  김명선 대리님은 항상 ‘성장’을 염두에 두고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몽돌이와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그녀. 천진난만함 속에서도 성장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2010/03/31 18:18 2010/03/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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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아, 제발 정신차려! - KBS 드라마 거상 김만덕 :: 2010/03/29 19:49

6회 마지막에 홍수와 만덕을 스치게 하며 애간장을 끓이는 떡밥을 날렸던 만덕의 화초머리 행사는 적절한 할매의 난입(?)으로 무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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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시청자들은 알면서 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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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속은 사람 한명 추가요~>

그리고 만덕과 할매는 드디어 눈물의 해후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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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의 눈물 - 할매, 보고 싶었어요!>

딸처럼 고이고이 키운 만덕이 제주에서 고작 관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한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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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자기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만덕이에게 화가 나더군요 - 고생을 덜 했어, 얘가>

만덕이 양민이라는 걸 증명하는 증거를 찾기 위해 분주히 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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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실버 파워가 대세인 요즘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민을 함부로 천민으로 만들지 못하게 했어요.
사실 돈 많은 지주가 소작농을 노비로 전락시키거나 하는 식으로
양반이 양민을 억압해 천민으로 몰락시키기는 쉬웠죠.

그러나 국가 전체로 봤을 땐 이러한 노비 수의 증가는 손해를 불러왔어요.
왜냐하면 천민은 세금을 내지 않거든요. 나랏 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거죠.
임금은 여러번 명을 내려 양민을 함부로 천민으로 만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19세기 초엽 순조 임금 때에 편찬된 <율례요람>이란 책자가 있어요.
이 책은 각종 범죄 별로 여러 사례들을 모아 관아에서 참고하도록 편찬한 책이었는데,
이 율례요람의 한 사례에도 '양민을 억눌러 천인으로 만든 죄'가 수록되어 있지요.

따라서, 만덕이 양민이었다는 게 밝혀지면 그녀가 관기가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할매는 그렇게 열심히 만덕의 뿌리를 찾아 뛰는 거고요.

예전에는 단순히 평민이 몰락해 노비가 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이런 정책이 시행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세금을 더 걷기 위한 목적에서도 이런 보호책이 필요했던 거군요.
물론 자기 밑에 노비를 많이 거느린 양반들이 그 힘으로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기에 견제하는 측면도 있었던 거고요.


그런데, 왜 만덕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걸까요?

그 고생 다하며 자신의 화초머리 행사를 막아준 할매에게
'난 한번도 기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라니!!
이미 당신은 기적에 이름이 오른 기생이라고욧!!

아무튼, 만덕의 태평함에도 불구하고 할매와 홍수는 각기 열심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쯤 만덕이 정신을 차려 양인 신분을 회복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켤지는 모르겠지만요.
만덕이는 왜 자신이 기녀라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괴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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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아, 정신차려! 너는 해적왕, 거상이 될 여자야!>

2010/03/29 19:49 2010/03/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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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김형경의 좋은 이별 :: 2010/03/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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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륨을 켜고 들으세요 *

2010/03/25 10:12 2010/03/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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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로봇의 별 1 - 나로 5970841 :: 2010/03/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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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로봇을 꿈꾸다.
로봇, 인간을 꿈꾸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 인류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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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지음 | 오승민 그림 | 232쪽 | 값 8,800원
도서출판 푸른숲 | 편집_  박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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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5970841
또 다른 세계
이상한 기억
나는 로봇이다
위기의 친구들
백곰네 로봇 수리점
루피의 정체
로봇의 별
선택
위험한 노래
뜻밖의 사건
검은 땅
친구의 친구
마지막 인사
바다로 달리는 기차
되풀이되는 운명
노래의 비밀
또 하나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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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흡사한, 혹은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의 시대가 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로봇이다. 권별 화자話者 또한 로봇이다. 로봇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안드로이드 로봇 나로와 아라, 네다. 이들은 동북아시아계 인간과 똑같은 외모에다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전자두뇌, 그리고 로봇이 제대로 상용화되리라 짐작되는 22세기에 드물게도 단 세 대밖에 존재하지 않는 명품 모델이다.

나로와 아라, 네다는 기초 훈련을 마친 후, 각기 다른 사람에게 팔려 나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 뒤, 저마다의 가치관을 가지고 꿈을 좇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에 만화적 상상력이 결합돼 아슬아슬하고도 흥미 넘치는 모험담이 스펙트럼처럼 화려하게 펼쳐진다.

  또 한 축으로는 첨단 과학 기술이 가져다 줄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지상 2킬로미터 위에 건설된 하늘 도시와 우주 도시 라그랑주, 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우주 승강기 터미널, 폐허가 된 지구, 집 안 관리용 인공 지능 컴퓨터 우렁이, 이름만 외치면 음파를 분석해 무엇이든 파괴할 수 있는 소닉 핸드,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만능 로봇 루피, 따뜻한 가슴을 지닌 가사도우미 로봇 현주 씨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 사회의 모습이 실감나는 묘사와 강렬한 흡인력으로 읽는이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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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 난 로봇이에요. 그렇죠?”
“그래, 넌 로봇이야.”
백곰 할아버지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로봇이라서, 인간이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해요. 그렇죠?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인간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우리는 인간이 시키면 뭐든 해야 하죠. 억지로 전원이 꺼지기도 하고, 억지로 팔려 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나로는 말을 멈추고 작은 손으로 제 가슴을 콩콩 쳤다.
“여기, 마음이 있어요. 우린 인간과 닮도록 만들어졌잖아요. 우린 생각과 감정을 갖도록 만들어진 거잖아요.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점점 더 인간을 닮아 가잖아요. 그런데 왜 인간에게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인간들은 왜 멋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거죠? 왜 인간이 모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왜…….” 
“나로야.”
백곰 할아버지가 나로의 격앙된 목소리를 부드럽게 잘랐다.
“그래서 넌 그냥 그렇게 살아갈 작정이냐?”
“네?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살아도 좋으냐?”
백곰 할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 63~64 쪽에서


종로 3가. 직사각형의 검은 기둥에 지하철역 이름이 붙어 있었고, 그 옆으로 계단이 어두운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계단은 몹시 낡아서 모서리가 깨지고 바닥이 갈라져 있었다. 세월의 더께가 까맣게 붙어 있었고, 쓰레기가 제 세상을 만난 듯 활개쳤다. 그런 계단의 양쪽으로 사람들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그들 가운데 한 소년이 나로의 눈길을 확 끌었다. 겉모습으로 따지자면 나로 또래로 보이는, 열 살 남짓한 인간 소년이었다.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난 그의 온몸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뒤덮고 있었다. 보드라운 털 같기도 하고 먼지 같기도 한 그것은 검고 푸슬푸슬했다. 소년은 마치 그 검고 푸슬푸슬한 것에게 사로잡힌 듯 움쩍도 하지 않은 채 웅크리고 있었다. 나로가 청각 센서의 정밀도를 최대로 높이고서야 비로소 소년의 앝은 숨소리가 들렸다.
“C. F. S., 식인 곰팡이 증후군에 걸린 인간이죠.”
루피가 말했다. 나로는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돼! 식인 곰팡이 증후군 백신이 있잖아.”
“오 나로! 그건 모르는 말씀이에요. 물론 백신이 있지요. 치료제도 있고요. 하지만 저 소년은 델타인이에요. 병원에 갈 돈이 없어요. 병원에 들어갈 자격도 없는걸요. 인간은 이제 수정란을 개량하고 인공 심장을 만들고, 심지어 냉동 인간 기술도 곧 완성된다고 하지요. 그렇지만 그건 알파인이나 베타인의 것일 뿐이랍니다. 책임 지수 등급에 따라 갈 수 있는 병원이 다르고 받을 수 있는 치료가 다르거든요.”
나로는 계단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선 채 소년을 바라보았다. 
―124~125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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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지은이 : 이현
어쨌거나,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재미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상상하다가 재미난 이야기가 불쑥 떠올라 여러 권의 책이 되었다. 동화 《짜장면 불어요!》와 《장수 만세!》, 청소년 소설 《우리들의 스캔들》과 《영두의 우연한 현실》, 그리고 기획서 《얘들아! 정말 작가가 되고 싶니?》를 썼다. 제13회 전태일 문학상과 제10회 창비 좋은 어린이 책 대상, 그리고 제16회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_그린이 : 오승민
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꼭꼭 숨어라》로 2004년에는 국제 노마콩쿠르 가작을 수상했고, 2007년과 2009년에는 BIB 비엔날레에 선정되어 전시를 했으며, 2009년에는 볼로냐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그린 책으로 《벽이》 《들소의 꿈》 《장수 만세!》 《아깨비의 노래》 《우렁이 각시》 《명희의 그림책》 《발명, 신화를 만나다》 《며느리 방귀 복방귀》 《비닐봉지풀》 《길고양이 방석》 등이 있다.

2010/03/24 16:40 2010/03/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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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 김만덕] 제주 기녀는 조폭인가요? - KBS 거상 김만덕 전격 해부 :: 2010/03/23 09:05

지난 주말 ‘거상 김만덕’ 5회와 6회가 방영되었습니다.
그동안 열연했던 아역 연기자가 퇴장하고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환점이 되는 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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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말을 타고 변신(?)하는 만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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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했더니 7년이 지나 갔어요 - 여자의 변신을 제대로 보여준 문선이>


그리고 만덕이의 어린 시절을 마무리하는 사건은, 만덕이 묘향의 계략에 빠져 그녀의 수양딸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죠. (말이 수양딸이지... 기생 만들겠다는 거였지만요 ㅠㅠ)
동화를 구하기 위해 묘향의 제안을 받아들인 만덕은 이제 꼼짝 없이 제주 기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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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조폭도 아니고...>

실제 역사에서는 만덕이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어 의지할 곳이 없어 한 기녀에게 의탁해 살다 기녀가 되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먼저, 채제공(蔡濟恭)의 「만덕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어요.

‘... 만덕의 성은 김이니, 탐라의 양갓집 딸이었다.
  어렸을 때 부모를 여의고 의지할 데가 없어 한 기녀에게 의탁해 살았는데,
  조금 자라자 관아에서 만덕의 이름을 기안(妓案, 기녀 명부)에 올려버렸다.
  만덕은 비록 머리를 숙이고 기녀 노릇을 할망정 기녀로 자처하지는 않았다.
  나이 스무 살이 넘어 자신의 사정을 관아에 울면서 호소하니, 목사가 가긍히(불쌍하고 가엽게) 여겨 기안에서 빼주고 양민으로 되돌려주었다. ...’

그리고 만덕이 죽은 뒤 한 달 뒤인 1812년 11월에 쓰였다는 <구묘비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김만덕의 본은 김해 김씨요, 탐라의 양갓집 딸이었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홀로 가난으로 고생하며 자랐다.
살결이 곱고 아름다워 교방에 의탁한 바 있으나, 의복을 줄이고 먹을 것을 먹지 아니하여 재산이 점점 커졌다. ...’

어쨌든 만덕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기녀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여러 가지 계략을 꾸며 양갓집 규수를 기녀로 끌어들이는 건... 불법행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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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 - 이걸 보면서 문득 생각난 영화, 멀쩡한 여자를 타락시키는 게...>


『탐라지(耽羅志)』에 따르면, 관기(官妓)는 관비(官婢 : 관아에 속한 여자 노비) 중에서 용모와 재주가 뛰어난 자를 뽑았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좋은 인재(?)를 발굴해야만 했던 묘향으로선 만덕이 탐났을 게 분명해요.

19세기 중반에 작성된 『탐라영사례(耽羅營舍例)』에는 조선시대 제주목에는 관기가 32명, 관비가 17명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하네요.

그리고 이들 제주 관기는 특히 세력이 무척 강했다고 합니다.
이익태(李益泰, 조선 후기 제주목사를 역임한 문신)의 『지영록(知瀛錄)』의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하네요.


‘... 제주에는 관노비의 수가 많다. 그들은 모두 기안에 들어간다. ... 관기는 목사의 수청을 드는 것 이외에도 삼읍의 수령 및 교수, 아객(雅客 : 반가운 손님), 군관, 삼학(三學)의 수청을 들기도 한다. ... 데리고 있는 관기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총애하는 것을 믿고 건방지게 구는데다가 그 세력 또한 굉장하여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 ... 아주 하찮은 일이라도 뇌물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세상에서 이르기를 '제주기의 권세가 무섭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한다. ...’

뭐, 이렇게 기가 셌던 제주 기생이었으니, 어린 아이 하나 기녀로 끌어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만덕 역시 제주기에 걸맞은(?) 강단이 있었으니, 묘향의 선택은 탁월한 것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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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一心)을 제대로 보여준 시위 장면>

그리고 6회 말미에 등장한 흥수!
자, 7년의 세월. 만덕의 멘토 할매와 첫사랑 흥수가 나란히 제주에 들어오지만, 만덕은 옛날 만덕이 아니었으니...
변해버린 만덕과 이들이 얽어가는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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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 아니요, 홍이! - 그리고 7년 공부 끝에 그녀를 쫓아 제주까지 온 한 남자>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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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유에 모미 아냐...(?)>


참고도서 :
<거상 김만덕,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지난 이야기 보기

[거상 김만덕]주 기녀는 조폭인가요? - KBS 거상 김만덕 전격 해부 | 2010/03/23
[거상 김만덕] 왜 만덕이는 쫓기게 되었는가 - KBS 드라마 거상 김만덕 전격 해부 | 2010/03/17
[거상김만덕] 만덕아 왜 네가 한양에 있는 것이냐 | 2010/03/15
[거상 김만덕] 그녀는 기녀였을까 아니였을까 | 2010/03/11

2010/03/23 09:05 2010/03/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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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일기] 3월에 눈이 내리면 :: 2010/03/22 13:21

3월 17일 밤, 눈이 내렸더랬다.

우리는 홍대 모처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대학 동문인 이들과는 한 선배의 출국을 앞두고
환송회 겸해서 매우 오랜만에 만났는데,
마냥 즐겁고 거나하게 마실 분위기는 아니었고
다들 뭔가 좀 아쉬웠으며 게다가 눈까지 날려서

진짜 싱숭생숭한 모임이 되어 버렸다.

그러다 한 녀석이,
“학교에나 갑시다.”
했고 날이 바뀌어 한밤중이 되었음에도 결국
우린 캠퍼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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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썰렁한 새벽의 캠퍼스에서 / 눈 맞으며 이러고 놀다가

또다시 누군가,
“이걸로는 부족하다, 바다에 가자.”
하는 바람에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밤바다는 역시나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그 차디찬 눈발 날리는 소리와 파도소리만 스테레오로 들려주더라.
나는 눈 때문이었는지 기분 탓이었는지 어쨌든
그냥 흠뻑 젖어서 서울로 돌아왔다.


AM. 05:27
집에 돌아오니
아니 이건 뭔가 싶었다.


잠 한숨 못 잤고,
그럼에도 출근은 해야 하고…….
피곤했다, 정말이지 너무 피곤했다.

‘내가 미쳤지, 미쳐.’

폭설이 내리던 찰나의 호기는 다 어디로 가고
말끔히 떠오르는 아침 해와 더불어
현실의 감각도 돌아온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몇 시간의 일탈인데
생활의 패턴이 흐트러질까 겁이 나
도무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직딩의 ‘눈 내리는 봄날의 놀이’.


가까이 두고도 쉽게 가기 힘든
우리의 캠퍼스에,
눈 내리는 새벽 바다에,
가자고 했던 이 누구인가.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나’였다.

아, 그러니까 3월 중순에 눈이 내리는
이상기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쨌든 필이 꽂히면 뭐든 해치우게 하는 ‘무한도전’ 식의 정신력.

고만고만한 우리 생활을 버라이어티하게 해 줄,
우리만의 놀이를 개발하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여러분, 제 직딩 놀이를 따라하시는 건 좋지만
 그 말로가 피곤하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 두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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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니어팀 김민희

2010/03/22 13:21 2010/03/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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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거상 김만덕,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 2010/03/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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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벌어 크게 쓴 조선의 여장부 김만덕 이야기!
18세기에 21세기의 삶을 살다 간 여인,
거상 김만덕의 불꽃같은 삶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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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권 지음 | 244쪽 | 값 11,000원
도서출판 푸른숲 | 편집_  문학교양팀  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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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만덕, 길을 나서다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시대 변화를 읽는 눈
제주에서 상인이 된다는 것

2부 - 거상의 탄생
거상이 되기 위한 첫걸음
타고난 장사꾼
육지와의 직거래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야
주문생산제의 도입

3부 - 이제 곳간을 열어라!
공물 진상선 경합
만덕, 널리 덕을 베풀다
이분이 임금이시고, 저곳이 금강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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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만덕의 일대기와 더불어 18세기 제주 문화사를 표방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기록을 놓고 한 인물의 일대기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를 전면적으로 고찰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입고 먹으며 살았는지,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고단한 삶을 달래기 위해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등이 촘촘히 들어찬 이야기 속에서 만덕은 그 시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생생한 캐릭터로 되살아났다.

조선의 서민층 여성 중에서 생전에 김만덕만큼 큰 공적 명예를 누린 이는 없었다. 그녀는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안동 장씨 등이 개인의 뛰어난 능력으로 일부 상류층에 알려졌던 것과는 사뭇 대비되는 인물이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들은 양반층에 속했고, 남성들이 정의한 위인의 조건에 들어맞는 사람들이었다. 반면에 만덕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보다 능동적인 인물이었고, 일찍이 나눔의 가치를 깨달은 말 그대로 ‘큰’ 상인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만덕을 한국 역사(특히 여성사)를 대표할 새로운 인물로 내세우려 한다. 만덕은 누구보다 비참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결국 모든 금기를 깨고 제주 최고의 거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룬 뒤에는 그동안 이룬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즉 그녀의 삶을 이끌었던 것은 축적이 아니라 성취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자유한 시대, 빈한하게 자란 한 여성이 자아실현에 매진하는 모습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어여쁜 아내, 인자한 어머니가 되기보다는 꿈을 가진 한 사람의 ‘나’로 살았던 김만덕. 그녀는 우리 시대의 진취적인 여성들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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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은 본래 제주의 양갓집 딸이었으나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한 기녀에게 의탁해 살았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나이가 들자 자연 관기로 뽑혀 들어갔던 것이다. 그렇다면 만덕의 부모가 죽은 이유는 무엇이고, 그 시기는 과연 언제쯤이었을까? 먼저 아버지의 경우는 만덕이 어렸을 때 장사를 다니다 배가 난파되어 죽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뒤에서 보겠지만 상업이 매우 발달해 있었던 당시 제주에서는 남자들이 연달아 상선에 뽑혀 나가곤 했는데, 바닷길이 멀고 험하여 물에 떠내려가거나 빠져 죽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 어머니는 만덕의 나이 열두 살 무렵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까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만덕의 나이 열두 살 때인 영조 26년(1750) 9월에 여역(廬疫)으로 제주에서 죽은 사람이 무려 882명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 본문 21 페이지 중에서

만덕은 상품유통이 활발한 포구에 객주와 유사한 점포를 차려놓고 뭍과 교역을 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왜냐하면 채제공의 <만덕전>에 "그는 재산을 늘리는 데 가장 재능이 있어 시세에 따라 물가의 높고 낮음을 잘 짐작하여 사고팔기를 계속하니, 몇십 년 만에 부자로 이름을 날렸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 본문 34 페이지 중에서

"내 재산은 결국 제주 사람들 덕분에 모은 것이니, 이제 저들에게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저들이 다 죽어가고 있는데 내가 천만금의 재산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또 그걸 어디에다 쓰겠느냐." - 본문 202 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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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지은이 : 정창권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면서 저작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문학과 역사, 예술, 철학, 과학 등을 아우르는 동시에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통합형 연구’를 지향해왔고,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글쓰기를 시도해왔다. 특히 여성, 장애인, 노숙인, 아동, 노인 등 우리 사회의 약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영혼’을 되살리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치밀하게 연구하되, 그것을 이야기식으로 풀어써 대중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하는 그는 이 책에서 이야기체와 설명체가 교차하는 기존의 형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대한 이야기체로 전개하되 필요한 부분에서만 역사적 설명을 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근의 논문으로는 <조선에서의 장애인 인식>, <김만덕 콘텐츠 개발과 활용방안> 등이 있고, 주요 저서로는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향랑, 산유화로 지다》,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이 있다.

2010/03/19 09:54 2010/03/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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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왜 만덕이는 쫓기게 되었는가 - KBS 드라마 거상 김만덕 전격 해부 :: 2010/03/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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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거덕... 못 볼 걸 봐버렸다;;>

지난 포스팅에서 만덕이 제주로 가게 되는 연유가 어떨지 궁금하다고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결국 만덕이가 제주로 가게 되었습니다.

바로 강 대방의 청나라 비단 밀매를 보게 된 까닭에 밀매 증거를 없애려는 강 대방 측과 목격자를 찾는 주부 김응렬 양 쪽에서 쫓기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양성소는 해체가 되고, 만덕은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정처없는 도망길에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가야만 하는 곳은 바로 양성소 할매의 고향인 제주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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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에서도 난리, 강 대방 쪽에서도 난리 - 못 볼걸 본 탓에 이래저래 인기(?)가 많아진 만덕>

그런데, 여기서 잠깐. 강 대방이 사악한 인물이긴 하지만,
그 '사치 금지령'이 무엇이기에 아직 어린 만덕을 잡아 죽이려고까지 했을까요?

만덕이 어릴 적, 조선의 임금은 영조 임금이었습니다. (재위, 1724년~1776년)
국사 교과서에는 '탕평책'을 펼친 명군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인 매정한 아버지이기도 했어요.

그런 그는 양반들이 도에 넘치는 사치를 부리는 것을 싫어해 여러가지 금지령을 내립니다.
실록의 기록을 보면, 영조 22년(1746년, 만덕 8세)에 비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 무늬 있는 비단의 반입 금지령을 어긴 이명직(李命稷)을 형조(刑曹 : 오늘날의 검찰) 로 하여금 엄밀히 조사하여 아뢰게 하였다.

 이때에 재자관(䝴咨官) 이명직이 돌아오는 길에 비단을 사 가지고 오는 것을 평안 도사 임집이 수색하여 내어서
 그 비단을 곧장 불태워 버리고 이명직은 순영의 감옥에 가둔 다음, 사유를 갖추어 써서 계문하였다.

 이에 임금이 이명직이 맨 먼저 새로운 금지령을 범하였기 때문에 사형에 처하여야 하지만
 아직 정해진 형률이 있지 않다 하여 입시한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무려 "사형"이랍니다. 그저 '무늬 있는 비단 사 가지고 오지 마!'라고 한 임금의 명을 어긴 것만으로 사형이라는데,
엄청난 양의 비단을 밀매한 강 대방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겠죠.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목숨도 위태위태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자신의 범법에 결정적 증거가 될 만덕을 살려 둘 수 없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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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그런데, 여기서 또 잠깐. 드라마 속 만덕은 아무리 봐도 8살 보다는 많아 보이는데요.
그럼 만덕이 8살때 내려진 금지령을 어기면서까지 당시 귀족들은 몰래몰래 비단을 들여왔다는 건데요.

실제 역사에서도 영조가 내린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사치는 여전했던 모양입니다.
실록에 또 다른 기록이 나오거든요. 영조 32년(1756, 만덕 18세)의 기록입니다.

"사족(士族)의 부녀자들의 가체(加髢)를 금하고 속칭 족두리(簇頭里)로 대신하도록 하였다.
가체의 제도는 고려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곧 몽고의 제도이다.

이때 사대부가의 사치가 날로 성하여, 부인이 한번 가체를 하는 데 몇백 금(金)을 썼다.
그리고 갈수록 서로 자랑하여 높고 큰 것을 숭상하기에 힘썼으므로, 임금이 금지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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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체머리 - 이 정도는 기본이었다네요>

가체는 조선시대 부녀자들이 했던 머리 장식이에요.
처음엔 간소하게 머리를 틀어 올렸던 것이 조선 후기로 갈 수록 화려하게 치장하는 풍조가 생기게 되었죠.
그게 어느 정도였냐 하면,


" ... 당시 여인들 사이에서는 높고 화려한 가체를 쓰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이 가체 하나의 값은 당시 중인계층 열 가구의 재산과 맞먹을 만큼 비쌌다.

그래서 이로 인한 폐단이 많았는데, 기록에 의하면 당시 가체의 값은 평균 70만 냥, 즉 쌀 수만 가마에 해당했다.

여기에 금은 보석으로 장식을 할 경우, 그 값은 수백만 냥에 달해서 가체를 마련하려면 양반이나 유생의 집에서는 집과 전답을 팔아야만 했다 ..."

(『조선은 양반의 나라가 아니오』, 가람기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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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족두리입니다>

그래서 가체를 금지하고 족두리로 대체하게 했건만, 양반들은 이제 가체 대신 족두리를 꾸미기 시작했다니 말 다했죠. 사치에 비단이 빠질 수 없어, 양반집 여인들은 가체 못지 않게 화려한 옷차림을 선호했다 합니다.

그리고 그 옷에 들어가는 것이 드라마에서 문제가 된 청나라 비단, 사라능단이라는 거였죠.
옷 재료 가운데 가장 비싸고 화려한 것이었고, 주로 사신들이 오가는 길에 들여왔다고 합니다.
영조는 사라능단의 수입을 규제하고, 국산 비단에까지도 무늬를 넣지 못하도록 규제했다고 하네요.

예나 지금이나 부유층의 사치는 여전했던 모양이에요.
지금보다 법이 더 엄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양반들이 화려한 옷을 고집했고,
그에 편승한 상인들이 불법적인 상거래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고자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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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돈 욕심 내지 않을께요 ㅜㅜ (거짓말)>

아무튼, 첫 회에서 돈이 좋아 돈을 물고 살려던 만덕은 돈 때문에 목숨까지 걸며 검은 거래를 하던 강 대방에 의해 쫓기게 되었습니다. 과연 그녀는 제주까지 쫓겨 가면서도 아직도 돈이 좋다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아직 거상이라기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그녀가, 어떻게 나눔의 미덕을 깨달은 큰 상인이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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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상 김만덕] 그녀는 기녀였을까 아니였을까 | 2010/03/11

    글. 꼬맹이 - 거상 김만덕 연재 필자
  • 2010/03/17 09:55 2010/03/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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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막장이네요, 막장이야 - 치정이 난무하는 신화 (하) :: 2010/03/16 11:13

    불륜녀 뺨 때리기 - 니가 내 남편을 꼬셔?

    전편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제우스의 연인들은 대부분 힘없고 나약하기만한 평범한 인간 여자들이었습니다. 질투에 눈이 먼 헤라의 분노를 감당할래야 감당할 수 없었죠. 왜 예나 지금이나 모든 일의 원흉인 남편을 잡아 족치지 않고 불륜녀들만 괴롭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헤라는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불륜녀들을 괴롭힙니다.

    이오의 경우엔 아내의 등쌀에 겁이 난 제우스가 암소로 변신시켜 눈을 피해보려 했지만, 눈치 빠른 헤라가 그걸 알고 암소로 변한 이오를 선물로 달라고 해, 눈이 백 개 달린 괴물 아르고스가 감시하도록 했죠. 후에 이오는 제우스의 명을 받은 헤르메스에 의해 구조되지만, 헤라가 보낸 등에에게 무참히 쏘이며 크레타 해를 헤엄쳐 건너는 생고생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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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오를 구하는 헤르메스>

    레토의 경우엔 제우스의 자식을 낳을 때 그녀에게 해산할 곳을 주지 말라는 헤라의 명을 받은 땅과 섬들이 그녀를 거부하는 바람에 끝없는 진통을 겪으며 바다 위를 떠돌아야만 했죠. 은근히 바라보고만 있던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수를 씁니다. 아직 바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둥둥 떠 다니던 섬에서 레토가 머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헤라가 어디 보통 여자던가요, 올림푸스의 권력을 꽉 쥐고 있는 여제 아니던가요. 레토는 아이를 낳으려 열심히 힘(?)을 주어 보지만, 아이는 나오지 않고 진통만 계속됩니다. 헤라가 자신의 딸인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튜이아를 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결국 레아는 보다 못한 제우스가 에일레이튜이아를 설득하기까지 9일 밤을 진통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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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토의 출산>

    배가 아픈데, 다음 정류장까지는 30분 넘게 남은 출근 버스 안 상황이 떠올랐어요.
    물론 레토가 겪었을 고통에는 비교할 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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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오가 등에에 쏘이고, 레아가 진통에 시달리며 헤메던 에게 해와 크레타 해 일대>
    지금도 배를 타고 지나가면 이오와 레아의 울음소리 비슷한 바닷바람 소리가 들려온대요(거짓말)


    세멜레는 가장 비극적으로 죽은 제우스의 연인입니다. 제우스와 세멜레가 한창 밀애를 나누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헤라는 세멜레를 키워준 유모의 모습으로 변해 세멜레에게 접근합니다. 그리곤 “아가씨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제우스를 사칭한 가짜일 수도 있으니, 다음에 만나면 ‘당신이 진짜 제우스라면 신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을 스틱스 강에 맹세 시키세요.”라고 조언하지요. 헤라의 계략에 말려든 제우스는 스틱스 강에 맹세하고 세멜레의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겠노라 약속합니다. 스틱스 강에 건 맹세는 아무리 최고신 제우스라도 저버릴 수 없는 것이었답니다. 순진한 세멜레는 유모의 말을 그대로 옮기고, 제우스는 이를 악물고 올림푸스에서 지내는 본 모습으로 세멜레 앞에 섭니다. 그리고 세멜레는 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와 열기에 의해 타 죽고 말지요. 그때 세멜레의 몸 속엔 제우스의 아기가 자라고 있었는데, 제우스는 그녀의 배 속에서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 키웁니다. 그리고 달을 채우고 태어난 아기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됩니다.. 후에 세멜레는 디오니소스에 의해 지옥에서 구해지고, 올림푸스까지 오르게 됩니다. 결국, 해피,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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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우스와 세멜레> - 귀스타브 모로

    '너무 화려해서 죽을 것 같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림이지요. 신의 모습을 보겠다는 세멜레의 순진하지만 무모한 욕심이 화를 불렀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지나치게 화려해서 불쾌한 느낌마저 드는데, 이건 화가가 의도한 것일까요?

    이 정도면 현대 드라마에 나오는 ‘불륜녀 뺨 때리기’ 혹은 ‘머리 끄댕이 잡고 소리치며 싸우기’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지요. 인간인데 신과 사랑했다는 이유로 인간처럼 살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거나, 온 몸이 불타 죽기도 하니 말이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우스의 부모격인 크로노스와 레아가 그 사이에 끼어들진 않는다는 점일 거예요. 막장 드라마를 보면 불륜남의 부인 못지않게 그 어머니가 무섭게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2010/03/16 11:13 2010/03/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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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상김만덕] 만덕아 왜 네가 한양에 있는 것이냐 :: 2010/03/15 09:51

    만덕아, 왜 네가 한양에 있는 것이냐? - 제주 여인을 속박하는 월해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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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누구? 여긴 어디? 왜 한양?>


      김만덕을 소개하는 장면이 지나가고, 드라마는 본론으로 접어듭니다. 심은경 씨가 배역을 맡은 어린 만덕이 아이들과 함께 쌀을 팔러 다니는 장면이에요. 앗, 그런데, 난전 이야기가 나오네요? 육의전 이야기도 나오고? 순간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계속해서 형조참판 댁이 버젓하게 등장하는 걸 보고 드라마 속 만덕이 지금 있는 곳이 한양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만덕은 74년의 생애 가운데 제주도를 떠나 있었던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바로 제주 여자들은 살아서는 제주를 떠날 수 없다고 정해 놓은 월해금법(越海禁法) 때문이었죠. 이 법에 의해 제주 여자는 바다를 건너 뭍으로 나갈 수도 없고, 뭍의 남자와 혼인할 수도 없고, 뭍으로 옮겨가서 살 수도 없었습니다.


      이런 법이 정해진 것은 척박한 제주도의 환경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삼다도라 불리지만, 제주도에는 또 다른 별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삼재도(三災島)’라는 별명이지요. 산이 높아 물이 나지 않으니 수재(水災), 돌이 많고 토질이 박하니 한재(旱災), 사면이 큰 바다니 풍재(風災). 사람이 살기 힘든 땅이라는 의미예요.

      농사를 짓고 살기에 어려운 탓에 제주 사람들은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나은 땅을 찾아 뭍으로 떠나가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엔 제주를 지키는 최소한의 병력마저 부족해졌어요. 임진왜란 전까지는 부족한 병력을 뭍에서 보충해 주었지만, 왜란 후에는 그것마저 곤란해졌지요. 그래서 제주에서는 병력을 채우기 위해 처자들까지 동원하게 되요. 제주의 인구가 자꾸 줄어들자, 조정에서는 제주에서 뭍으로 옮겨가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월해금법이었죠.


      김만덕은 이런 월해금법을 깨고 처음으로 뭍으로 가게 된 제주 여자였어요. 후에 김만덕이 전 재산을 들여 굶주리는 제주 백성들을 먹여 살린 것에 대해 감동한 정조 임금이 그녀를 만나고 싶어 친히 궁으로 불러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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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제주도로 보내달란 말이에요~!>


      아무튼, 척박한 제주에서 태어나 자연히 자냥하는 법이 몸에 익게 되고, 평생 갈 수 없는 뭍으로 떠나는 배를 바라보며 무역의 꿈을 키웠으며, 3년에 걸친 흉년에도 육지의 도움이 닿지 않아 죽어가는 이웃을 보다 못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자 마음먹게 되는... 김만덕의 생애에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제주를 떠날 수 없다’라는 것이었는데.

      드라마에서 제주도는 그저 ‘만덕의 고향’이었다는 정도로 끝나버리는 것 아닐까 싶어 아쉬웠습니다. 물론 구호곡을 실은 배마저 침몰해 꼼짝 없이 굶어 죽게 된 제주 백성들에게 전 재산을 털어 양식을 나누어 준 것이 김만덕의 가장 큰 업적이었으니 드라마에서도 그 부분은 분명히 강조되어 나오겠지만 말이죠. 드라마에선 아직 한양에 있는 만덕이 어떤 경위로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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