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고, 다시 일터로 돌아와 일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직장인들은 서류가방을 손에 들고, 학생들은 책가방을 등에 메고 터덜터덜 각각 직장과 학교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합니다. 휴가 동안 머물렀던 휴양지의 파도소리와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웃음소리, 시원한 음료수와 눈을 깔아누르듯 쏟아지던 햇빛들은 이제 아주 오래되고 머나먼 곳의 일처럼 느껴지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다시 떠날 여행의 환상에 사로잡힙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가올 추석이나 중간중간 끼어있는 공휴일과 아껴두었던 휴가를 끼워맞춰 만들어낸 연휴에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아주 오래된 광고 카피를 중얼거리며, 사람들은 책상에 고개를 푹 파묻습니다. 열심히 일해야만 더 여유로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Oldies but Goodies - 오래됐지만 좋은 광고란 이런 게 아닐까요?>
얼핏 생각하면 여행은 풍족한 현대의 산물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고대시대부터 사람들은 여행을 해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선 신전에 머무르는 신관들에게 신탁을 받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종종 이루어졌고요, 지금까지도 계속되어오고 있는 성지 순례도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온 것이었죠.
"여행의 역사는 아주 길다. 가장 오래된 고고학 유적지에서 방문객들이 이용하던 큰 여관과 여흥 시설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2천년도 훨씬 전에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는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에페수스의 새 신전으로 순례자들을 불러들였다. 여신에게는 세 대륙에 지부를 두고 있는 아주 효율적인 홍보 조직이 있었다. 이 조직은 순례자들이 에페수스를 방문하고, 신전 관광을 신청하고, 은으로 된 기념품을 사 가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떠난다 쓴다 남긴다> 중에서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여행이라지만
여행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단순한 체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남들이 다 가는 곳에 가서 똑같은 풍경을 보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설명만을 듣고 돌아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쉽잖아요.
그래서인지 요즘 서점에 가면 자신의 여행 체험을 특별한 이야기로 엮어 풀어낸 여행 에세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기가 여행지에서 얻은 독특한 경험을 풀어내어 공감을 얻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서 여행기를 쓰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되는 체험이 되지요.

얼핏 생각하면 여행은 풍족한 현대의 산물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고대시대부터 사람들은 여행을 해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선 신전에 머무르는 신관들에게 신탁을 받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종종 이루어졌고요, 지금까지도 계속되어오고 있는 성지 순례도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온 것이었죠.
"여행의 역사는 아주 길다. 가장 오래된 고고학 유적지에서 방문객들이 이용하던 큰 여관과 여흥 시설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2천년도 훨씬 전에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는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에페수스의 새 신전으로 순례자들을 불러들였다. 여신에게는 세 대륙에 지부를 두고 있는 아주 효율적인 홍보 조직이 있었다. 이 조직은 순례자들이 에페수스를 방문하고, 신전 관광을 신청하고, 은으로 된 기념품을 사 가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떠난다 쓴다 남긴다> 중에서
<이슬람교도들의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의 모습>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여행이라지만
여행이 일상화된 요즘에는 단순한 체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남들이 다 가는 곳에 가서 똑같은 풍경을 보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설명만을 듣고 돌아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쉽잖아요.
그래서인지 요즘 서점에 가면 자신의 여행 체험을 특별한 이야기로 엮어 풀어낸 여행 에세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기가 여행지에서 얻은 독특한 경험을 풀어내어 공감을 얻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서 여행기를 쓰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되는 체험이 되지요.
<연암 박지원과 열하일기>
우리나라의 여행기 중 가장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바로 박지원 선생이 쓴 <열하일기(熱河日記)>일 거예요.
조선시대, 청나라의 건륭제의 생일 축하를 위해 떠난 사신단에 끼어 중국대륙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을 적어내려간 여행기지요.
이 책이 인정받는 이유는 당시 조선과 중국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료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보고 들은 것을 재미있는 필담으로 풀어내어 문학적인 성과를 이루어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주목한 것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청나라의 이용후생 - 민중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이었다는 점과, '중국에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우리의 것은 발전시켜야 한다'는 여행 중에 그가 깨닫고 느낀 바를 꼿꼿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에요.
“중국을 구경하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장관, 무엇이 장관이라고 떠들지만 나로서는 똥거름 무더기가 장관이고, 깨진 기와 쪽과 버리는 조약돌을 이용하는 방법이 장관이더라.”
<열하일기> 중에서
<열하일기>는 그 안에 청나라와 조선의 실상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가득한 탓에 이것이 빌미가 되어 집안이 몰락하게 될까 두려워한 손자의 손에 의해 태워져 없어질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만약 <열하일기>가 "만리장성에 왔다, 정말 크고 방대하다!"나 "자금성에 오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같은 뻔한 감상으로만 채워져 있었더라면 태워질 위기는 맞지 않았겠지만, 후세에 길이 남겨져 읽힐 일도 없었겠지요.
"당신이 어디에 살든 어디를 여행하든 그곳에는 누군가가 알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어디로 여행을 가든 그 여행에서 플러스 밸류를 발견한다면 당신은 자신이 얻은 즐거움을 독자와 공유할 준비가 된 것이다. 여행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당신의 여행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바로 당신의 태도이다."
<떠난다 쓴다 남긴다> 중에서
연암 박지원 선생이 중국에서 본 것은 수도 없이 많았겠지만, 그가 <열하일기> 안에 남긴 것들은 모두 그가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이용후생'의 태도에 기인한 것들이었습니다. 백성들이 풍족하게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 그의 마음은 고스란히 여행기 안에 남아 수백년 후의 후손들에게도 의미 있는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죠.
여행작가가 가져야 할 마인드와 준비해야할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 <떠난다 쓴다 남긴다>에서도 '태도'를 강조합니다. 떠나고 쓰고 남기는 '여행기 작성'의 과정은 결국 글쓴이의 태도에 따라 비춰지는 세상의 풍경을 마음 속에 담아 풀어내는 과정일 테니까요.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연휴를 맞아 다시 떠날 마음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단순히 보고 즐기고 돌아오는 과정에 그치지 말고 '떠나고 쓰고 남기는' 의미있는 체험에 도전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글. 오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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